작년 이맘때쯤이었을 것이다. 척수종양으로 인한 9간의 대수술. 정신 차려보니 내 감각은 명치 부위에서 멈춰있었고 그때부터 재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그 시점에서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본다면 심적으로 많이 건강해진 것 같다. 여전히 내 다리는 감각이 없지만 처음 그때처럼 재활운동은 게을리하지 않는다. 언젠간 내 간절함을 내 몸이 알아차리고 다시 일어날 것만 같아서이다. 하지만 인생은 내 마음처럼 쉽게 조종되지 않는다. 난 또 한 번 수술을 했다. 꼬리뼈에 생긴 욕창이 골수염으로 진행돼서 전신마취 후 3시간가량의 수술을 하면서 3주 정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똑바로 누울 수도 그렇다고 옆으로 장시간 누워있을 수도 없었다. 한쪽 방향으로 오랫동안 누워있으면 그 부위에 또 다른 욕창이 생..
지난주 수요일 꼬리뼈 부근에 생긴 욕창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고 8일째 되는 날이다. 매일을 엎드려있거나 옆으로 누워있어야 하는 탓에 행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다. 그래도 가만히 있기엔 너무 답답해서 엎드려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심리학 강의 듣기, 폰 게임하기, 영화보기 등 최대한 할 거리를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앉으면 안 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어제는 일주일째 변을 보지 못해서 겨우 몸을 추슬러 화장실을 다녀왔다. 오래 앉아있진 못해서 10-15분 정도로 빨리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다리도 한동안 근육을 쓰지 않아서인지 강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주변에서는 여유를 가지라고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재활..
2년, 3년 뒤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는 나의 다짐이다. 병원 안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불투명하고 불안하기만 한 마음 때문에 섣불리 깊게 생각할 수 없었다. 지금껏 수술 후 재활병원만 3번 옮겨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작은 행복들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에 내려오면서부터 혼자있는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내 몸과 미래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나를 괴롭게 했다. 멋지게 재활에 성공해서 당당하게 걸어서 나가는 모습을 항상 상상하면서 심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늘 작업치료를 받는 도중에 내 담당 치료사는 이런 질문을 했다. '충분히 잘해내..
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남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될 때일까 아니면 나의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부와 명예를 얻은 순간일까.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빛날 때는 아무런 집착과 구애를 받지 않고 오로지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를테면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고 그때의 추억과 기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둘도 없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나는 사람에 대한 소유욕이 있었다. 내가 알고 지낸 친구들은 꼭 나와 함께 있어주길 원했고 그들이 나를 소홀하게 대하면 화가 났고 크게 서운했다. 혼자 덩그러니 있으면 아무도 내편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내가 아닌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면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렇다 보니 남의 생각과 의견을 더 중시하게 됐고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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