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가 오면서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예민해졌고 나를 힘들게 했다. 자기 전에 항상 내일이 되면 발가락 하나만 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동을 할 때는 잡생각도 안 나고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서 뿌듯하면서 보람찼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지는 해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공허하고 쓸쓸해진다.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매번 다짐을 하면서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부산에 오면서 저물어지는 하루를 보면 먹먹한 느낌이 나를 괴롭혔다. 엄마와 친구들은 작은 변화 하나도 긍정적이게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면 내 몸도 어쩌면 회복 속도가 더 빠를 것 같다고 얘기를 종종 해주었다. 그럴 때마다 '좋게 생각해야지' 하면서 혼자 있을 땐 또 그렇지 않게 된다. 무엇을 해야 불안함과 공허..
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부산은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어서 부슬비가 내리고 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바로 '내 방에서 빗소리 들으며 누워있기'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있지만 얼른 좋아져서 제 방에서 꼭 빗소리를 들어볼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의학적인 단어로 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골든타임'이에요. 위급상황이거나 환자가 생과사를 왔다 갔다 할 때 빠른 조치를 통해 되살리거나 상태를 호전시키기도 합니다. 재활운동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해요. 수술 후 또는 발병일 기준으로 3개월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2019년 10월 18일에 수술을 하고 22일부터 천천히 물리치료를 시작했어요. 치료가 빠를수록 몸안에 있는 근육들이 굳거나 빠지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
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주말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얘기하다가 왔어요. 다들 응원과 격려의 말을 해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들, 그리고 형들과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7개월 만에 만나서인지 무척이나 반가웠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기억에 남는 말이 생각이 나서 쓰게 되었어요. 주변에서는 저를 항상 밝고 씩씩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제가 휠체어를 타고 만나도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 격려와 응원의 말들을 해줬어요. '현재에 충실하자, 주어진 환경에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말을 해주면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하나하나씩 천천히 올라가 보자라고 말해주더군요. 그 말이 저..
그동안 정들었던 서울에서의 인연들을 뒤로한 채 부산에서의 재활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이곳에서의 분위기도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낯선 느낌이 있다. 대부분은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고 나와 동갑내기인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친구의 이름은 김민수. 이곳에서의 병원생활을 1년정도 했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고향인 진주로 내려가 통원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경추를 다쳐 사지마비가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었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1% 가능성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은 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할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