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동안 정들었던 서울에서의 인연들을 뒤로한 채 부산에서의 재활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이곳에서의 분위기도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낯선 느낌이 있다. 대부분은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고 나와 동갑내기인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친구의 이름은 김민수. 이곳에서의 병원생활을 1년정도 했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고향인 진주로 내려가 통원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경추를 다쳐 사지마비가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었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1% 가능성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은 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할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1년동안 이곳에서 자기 또래들도 없이 얼마나 긴 시간을 버텨왔을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내가 이곳에 처음 온 날 민수가 내방으로 찾아왔다. 스스로 힘겹게 휠체어를 밀고 오면서도 반갑게 나를 맞이해주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아직은 많이 서툴고 낯설지만 민수와 이야기할때는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그를 이해하고 고민을 공유했다. 지금까지 입원생활을 2년 넘도록 하면서 친구를 만난 적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민수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똑같은 패턴과 운동량을 지키면서 하고 있었다. 만약 처음부터 모든걸 포기했더라면 손마저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했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까지 생활해왔다.

 


단 1%가능성이라도 있으면 포기하지말자.

요즘 들어서 생각이 많아진다. 내일이면 병원생활 8개월에 접어드는데 겉으로는 아닌척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고향으로 돌아와서인지 한편으로는 편안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같이 땀 흘리면서 운동했던 친구들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는데 생각보다 회복이 더딘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과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저버릴 수 없다. 단 1% 가능성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도전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고 나서야 성공을 하듯이 말이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