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병원생활을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면 '나눔'이다. 서로 힘든 상황 속에서 격려와 칭찬으로 웃게 만드는 것이다. 처음 재활병원에 왔을 때가 생각이 난다. 온통 우울함과 매일 불안함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았고 다시 걸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한숨뿐이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환자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되었다. 좋은 시기인지 아니면 내가 사람운이 좋았던 건지 비슷한 또래들이 많이 있었고 웃음이 많아지게 되었다. 물질적인 것만이 나눔이 아니다. 나눔은 때론 희망을 줄때도 있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는 것도 나눔일 수 있다. 곁에서 응원해주고 좋은 본보기를 삼으면서 재활운동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밖에 사회생..
그 기분 알아? 혼자 있기 싫은데 혼자 있고 싶은 느낌. 다치기 전에는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내일을 맞이해야 했다.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친구들과 여럿이 돌아다녀서 하루가 정말 빨리 흘러갔다. 요즈음 나는 병원에서 혼자있는 시간을 즐긴다. 회사 다니느라, 친구들과 노느라 못 가졌던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휴게실 매트 위에 혼자 덩그러니 있으니까 뭔가 청승맞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금세 적응해버렸다. 내 성격은 활동적인 편이지만 그렇다고 부지런하지 않다. 외향적이지만 때론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편이다. 나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을 망설여하는 편이다. 혼자 생각해보니 나는 나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다. 무엇을 해야 행복..
수술 직후 마비된 내 몸을 보고 지난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주변에서 하는 말들이 무슨 위로가 될까.. 도움받고 싶지 않았다. 말이야 쉽게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저 연민과 동정의 감정뿐이라고 느꼈다. '젊은 친구가 쯧쯧.. 안타깝다' , '사고로 들어온 거야? 아이고 참..' 그들이 나에 대해서 대체 무엇을 알길래 그런 말들을 할까 하고 생각했다. 모든 게 부정적이었고 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한달을 생활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내 자신이 불쌍하다고 느꼈다. 만약 아프거나 사고로 입원했다면 차라리 받아들이기 쉬웠을 텐데 의사도 모르는 희귀병으로 마비된 내 몸을 보고 그저 한숨만 나왔다. 졸업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회사생활을 했던 순간들, 우리 집 강아지와 산책했던 모습, 친구들과 술 한잔..
평생 경험할 거라 생각도 못했던 장기간 재활과 입원생활.수술 후 눈을뜨니 명치 아래로 움직일 수 없었다.어린 나이에 하반신 마비라는 충격적인 진단으로 한 달 동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낄낄대던 순간.집에서 다 같이 밥을 먹던 우리 가족의 모습.여자 친구와 여러 군데 여행을 돌아다니며 행복했던 모습. 모든 순간들이 생각이 났다. 부모님에게도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친구들에게 얘기했었다. 고맙게도 친구들은 진심으로 걱정해주었고 날 보러 인천에서, 부산에서 왔다. 그때 속으로 생각했다.나와 친구가 돼줘서 고맙다고.니 덕분에 정말 병원생활에 큰 힘이 되어서 고맙다고.힘이 들면 언제든 연락해라고 말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평소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