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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

아프니까 알겠더라, 고마운친구야

스물일곱청년 2020. 4. 10. 19:19

 

 

평생 경험할 거라 생각도 못했던 장기간 재활과 입원생활.

수술 후 눈을뜨니 명치 아래로 움직일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 하반신 마비라는 충격적인 진단으로 한 달 동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낄낄대던 순간.

집에서 다 같이 밥을 먹던 우리 가족의 모습.

여자 친구와 여러 군데 여행을 돌아다니며 행복했던 모습.

 

모든 순간들이 생각이 났다.
부모님에게도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친구들에게 얘기했었다.
고맙게도 친구들은 진심으로 걱정해주었고 날 보러 인천에서, 부산에서 왔다.

 

그때 속으로 생각했다.

나와 친구가 돼줘서 고맙다고.

니 덕분에 정말 병원생활에 큰 힘이 되어서 고맙다고.

힘이 들면 언제든 연락해라고 말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해서 술 한잔 하자며 나와줄 수 있는 친구.

애인, 대인관계의 고민을 서슴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아무 생각 없이 전화해서 시답잖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

 

나에게 있어서 친구란 그런 존재이다.

물질적인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묵묵하게 옆에 있어줄 사람.

주변에서 온갖 손가락질 해도 너만은 내 얘길 들어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친구 뭐 별게 있을까.
나와 생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편안하고 다른 눈치를 보지 않는 나의 모습이 보이면 된 것이다.


아프니까 알겠더라.

 

절망 속 깊은 곳까지 빠져도 연락 한번, 격려 한번 해주는 친구.

 

주위에서 머라고 하던 내 의지만 있으면 무조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해주는 친구.

 

가진 거 쥐뿔 하나 없지만 이런 친구들이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

 

받기만 하는 사람보다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은 곁에 있는 친구도 빛나지 않을까..?

 

나는 그런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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