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떠서 이 닦으러 화장실에 간다. 간단한 세안과 양치를 하면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표정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그냥 무표정이라고 할까. 아무 감정을 느끼지 않는 로봇처럼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생각해보면 이곳에서 하루에 말을 크게 많이 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6인실에 있으면서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끼리는 서로 대화도 하고 시끌벅적한데 나는 그러질 못한다. 대부분 다 어르신들이고 굳이 그들과 섞여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래도 한 가지 고마운건 친구들이 주말마다 한 번씩 면회를 온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해져서 면회는 일절 금지이지만 병실 안까지는 안 들어오고 건물 내에서는 만날 수 있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은 나의 일주일 중 가..

가끔은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옆 방 환자들의 소리, 병원 안에서의 소리, 아프다고 비명 지르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것들이 모여서 나를 어지럽게 하고 화가 나게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예전엔 내 플레이리스트에선 감미로운 발라드나 잔잔한 음악들이 많았다. 그런 음악들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온갖 잡생각들과 소리들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다 내가 자주 듣는 곡들을 찾아보았다. 내 취향은 어떤 유형의 곡들일까? 잔잔하지만 분위기 있는 R&B 힙합이나 가사 내용들은 힘든 현실에 맞서 싸우는 곡들이었다. 혹은 시원한 바다와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바닷가가 생각났다. 아마 나는 무의적으로 그런 곡들을 찾아다녔는지도 모른다. 음악으로라도 그런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다. ..

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어요. 부산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네요. 다들 퇴근 후 한잔 어떠신가요? ^^ 서울에서 발보조기를 맞춰서 2주 정도 연습하다 부산으로 내려오게 됐어요. 사실은 조금 더 하고 싶었지만 입원 최대 기간이 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퇴원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배운 동작과 감을 기억하면서 보행연습을 다시 시작했어요. 제가 이전에 걷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처음으로 걷는 동작을 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요령도 없고 다리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그냥 힘으로만 밀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레 어깨와 목에 무리가 오게 되면서 한동안 파스를 달고 살았어요 ㅠ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수..

그동안 정들었던 서울에서의 인연들을 뒤로한 채 부산에서의 재활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이곳에서의 분위기도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낯선 느낌이 있다. 대부분은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고 나와 동갑내기인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친구의 이름은 김민수. 이곳에서의 병원생활을 1년정도 했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고향인 진주로 내려가 통원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경추를 다쳐 사지마비가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었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1% 가능성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은 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할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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