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고싶은 일도 해보고 기쁨과 아쉬움 등 여러감정을 느끼면서 살았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 한해는 가장 인생에서 처절하고 안간힘을 썼던 1년이기도 하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명의들만 있다는 서울대학병원에서조차 원인을 알 수 없는 척수종양이라는 희귀병에 걸렸습니다. 10만명 중 20명 채 안되는 질환이였고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들 속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떤식으로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고 두려웠습니다. 27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하고 있고 하고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이 떠올랐습니다. 몸이 불편해서야 건강의 소중함과 나 자신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 아쉬움도 많이 ..

아침에 눈을 떠서 이 닦으러 화장실에 간다. 간단한 세안과 양치를 하면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표정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그냥 무표정이라고 할까. 아무 감정을 느끼지 않는 로봇처럼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생각해보면 이곳에서 하루에 말을 크게 많이 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6인실에 있으면서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끼리는 서로 대화도 하고 시끌벅적한데 나는 그러질 못한다. 대부분 다 어르신들이고 굳이 그들과 섞여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래도 한 가지 고마운건 친구들이 주말마다 한 번씩 면회를 온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해져서 면회는 일절 금지이지만 병실 안까지는 안 들어오고 건물 내에서는 만날 수 있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은 나의 일주일 중 가..

벌써 한 해가 지나가는 시간이 다가왔다. 병원에 있으면서 참 안 갈 것만 같았던 시간들이 생각보다 엄청 빠른 속도로 지나간 듯하다. 나는 지난 일 년 동안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행동했을까? 참 다사다난했건 한해였다. 그냥 단순하게 다리가 뻣뻣해진 게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했던 생각들이 떠오른다. 사실 그것은 내 몸에 대한 일종의 경고신호였을지도 모른다. 26살부터 시작했던 나의 재활치료도 어느덧 27살이 지나 28살을 향해 가고있다. 어쩌면 한없이 추락할 수 있었던 내 마음과 생각들이 잘 버텨내 준 것 같아 고마웠다. 이렇게 오랫동안 병과 싸운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떠올려보니 사람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겉으로 티내진 않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쳐다..

'나를 소중하게 대할 줄 알아야 남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다' 책에서 본 글귀가 떠올랐다. 우린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다양한 관계와 감정을 느낀다. 친밀감, 사랑, 배신 등으로 뭉친 것들이 우리를 마주치게 한다. 20살 땐 그런 것들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길 좋아했고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들이 재미있었다. 피해 주는 것도 싫어하고 피해받는 것도 싫어했던 나는 쉽게 상처도 받았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줄 순 없지만 나를 싫어했던 사람들에겐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다. 먼저 사과하기엔 자존심 상했고 제대로 된 얘기한 적도 없었다. 남의 감정 하나하나 살피기엔 너무 신경이 많이 쓰였고 한번 틀어진 관계나 사건에 대해서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나를 괴롭혔다. 왜 그땐 나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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