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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

때로는 혼자있는시간도 필요해

스물일곱청년 2020. 4. 19. 19:01

그 기분 알아? 혼자 있기 싫은데 혼자 있고 싶은 느낌. 다치기 전에는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내일을 맞이해야 했다.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친구들과 여럿이 돌아다녀서 하루가 정말 빨리 흘러갔다.

 

요즈음 나는 병원에서 혼자있는 시간을 즐긴다. 회사 다니느라, 친구들과 노느라 못 가졌던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휴게실 매트 위에 혼자 덩그러니 있으니까 뭔가 청승맞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금세 적응해버렸다.

 

내 성격은 활동적인 편이지만 그렇다고 부지런하지 않다. 외향적이지만 때론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편이다. 나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을 망설여하는 편이다. 혼자 생각해보니 나는 나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다.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하반신 마비인 내 모습이 인생의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면?, 그렇게 되버려서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아닌척하지만 속으로 늘 나에게 되물었다.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가질때마다 부모님을 떠올리고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사지마비 환자들을 보면서 반성하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내 신체는 나만의 것이지만 부모님이 준 소중한 존재이니까. 

 

이렇듯 혼자있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달라진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너무 좁은 틀에서만 생각했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스트레스와 절망감을 느꼈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니 이것만큼 편안할 수가 없다.

 

혼자있는 시간은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든다

27살이 된 지금 나는 비록 병원에서의 삶을 보내고 있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껏 아등바등 살아왔으니 신이 있다면 나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뜻일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혼자있는 시간 속에서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중이다.

 

비록 내일눈을떠도 똑같은 운동에 힘든 재활치료를 하지만 괜찮다.

 

나를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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