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은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옆 방 환자들의 소리, 병원 안에서의 소리, 아프다고 비명 지르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것들이 모여서 나를 어지럽게 하고 화가 나게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예전엔 내 플레이리스트에선 감미로운 발라드나 잔잔한 음악들이 많았다. 그런 음악들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온갖 잡생각들과 소리들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다 내가 자주 듣는 곡들을 찾아보았다. 내 취향은 어떤 유형의 곡들일까? 잔잔하지만 분위기 있는 R&B 힙합이나 가사 내용들은 힘든 현실에 맞서 싸우는 곡들이었다. 혹은 시원한 바다와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바닷가가 생각났다. 아마 나는 무의적으로 그런 곡들을 찾아다녔는지도 모른다. 음악으로라도 그런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다. ..

요즘 한 번씩 꿈을 꾼다. 입원생활을 하면서 꿈을 꿔 본적이 몇 번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자고 일어나면 또렷하게 꿈의 내용이 생각난다. 이틀 전에는 꿈에서 소위 말하는 '똥꿈'을 꾸었다. 배가 살짝 아파서 괄약근에 힘을 주었더니 엄청난 크기의 변들이 나왔다. 그렇게 계속 꿈을 이어서 꾸다가 깼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도 꾸었다. 궁금해서 인터넷에 쳐보니 키가 크는 꿈이라고 했다. 근데 왜 자꾸 꿈을 꾸는 것일까 궁금했다. 잠을 깊이자지 못해서일까. 자고 일어나면 피곤한 건 없다. 간혹 깊은 수면에 빠지지 못하기 때문에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요즘에는 늦게까지 눈을 뜨고 있어서 잠을 새벽에 자더라도 다음날 크게 피곤하거나 재활운동을 할 때 방해가 되진 않는다. 혹시 내 몸에 작은 변화들이 일어..

차가운 공기가 잔잔하게 다가왔다. 병원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한두 달 전에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가벼운 외투를 걸쳤는데 어느덧 두툼한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둘러 겨울이 왔다는 신호를 알게 되었다. 돌아보면 참 빨리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많이 울었었고 외적으로도 많이 아팠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좋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아직 힘들지만 감각이 없는 하체에 조금이라도 자극을 더 주기 위해서 매일 1시간씩 걷는 연습을 하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샤워하고 병실에 누워서 내 다리를 보면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발가락에 힘도 줘 보고 무릎도 구부려보지만 아직인가 보다. 기회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매일..

작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 몸상태를 수시로 체크한다.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치료법을 시도해봤고 과정이나 결과들을 적으면서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다. 메모를 하는 습관이 생긴 후 지난 기록들을 뒤져보면서 나는 어떻게 병원생활을 해왔는지 되짚어보게 되었다. 처음엔 휠체어에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장시간 수술과 전신마취로인해 폐가 수축이 되었고 오랫동안 누워있다가 몸을 세우니 혈액공급도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그래서 2-3주 동안은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동반되어 고생을 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정말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물론 만족할정도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보조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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