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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셨나요? 낮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요.

수분 섭취는 필수로 하고 있는데도 땀이 많이 나서 재활이 두배로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스스로 뿌듯하고 한 발짝 다가선 거 같아요^^


 

제가 앓고 있던 병명은 '척수종양'으로 척추 내 척수신경다발에 종양이 덮여있는 질환이에요. 그래서 간혹 신경에 문제가 발생해서 보행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통증은 없었지만 한 번씩 다리가 무겁거나 뜀박질을 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

 

만약 초기에 발견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사실 저뿐만 아니라 종양이 있을 거라곤 가족들도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대처가 느렸던 건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의사 선생님은 이미 10대부터 천천히 종양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MRI를 통한 정밀검사를 하지 않는 한 확인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어요.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지금이라도 조치를 취해서 안전하게 종양을 제거한 것이 다행이에요. 만약 조금만 더 방치를 했더라면 언제라도 척수신경에 종양이 다 덮여서 전신마비가 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거든요.

 


수술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되서 한 달 동안은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마치 큰 드럼통 안에 시멘트를 가득 부어서 굳어버린 느낌이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차라리 수술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다른 병원에서 수술했다면 내가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빨리 재활치료를 해서 다시 일어날 거야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후회해본들 어쩌겠어요. 이미 몸은 망가졌고 다시 돌아갈 수 없잖아요. 혼자서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매일매일 재활을 묵묵히 해나갔습니다.

 

의학적으로 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의사들과 치료사들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최대한 빨리 사회로 복귀하라고 하더라고요.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에서 끈질긴 재활로 완치된 모델 '최호진'

처음에 의사와 치료사들이 그런 말을 할때마다 속으로 '니들이 뭘안다고 그런말을 해, 사회 복귀한다고 돈 벌면 내가 행복해할 거 같아?'라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장애를 받아들이고 사회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말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내 인생인데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렇게 재활운동 관련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모델 '최호진'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됬습니다.

 

교통사고 하반신 마비가 된 그는 처음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가족들과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그럴 수 없었어요. 또한 스스로도 이렇게는 못 살 것 같아서 지독하게 재활치료를 받고 6개월 만에 겨우 팔힘으로 워커를 잡고 서있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희망의 사인이라고 생각한 그는 움직이지 않는 발을 질질 끌면서 처음엔 팔힘으로 하다가 1년이 지난 뒤엔 지팡이를 잡고 걷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이 서서히 돌아왔고 지금은 멀쩡하게 걸어 다닌다고 합니다.

 

저라고 되지 말란 법이 없잖아요. 이분처럼 저도 지독하게 재활을 하면서 휠체어에서 다시 일어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간절하고 하루에도 기분이 몇 번씩 바뀌는지 모를 거예요. 아마 저와 같은 환자들은 알 수 있겠죠. 꼭 다시 일어서는 그날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재활을 받아서 걸어서 나갈겁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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