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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뜨거운 찬반 논쟁으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문과를 들어갔다. 계산하는 것보단 이해하고 깨닫는 것이 좋아서 이과가 아닌 문과로 갔다. 윤리를 공부하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인물들이 있는데 바로 '맹자'와 '순자'이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본래부터 선하다는 '성선설'과 반대인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 라는 '성악설'이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거나 생각을 할 때 선과 악의 저울대에 오른다. 머리로는 나쁜 것임을 알지만 행동은 그렇지 못할 때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이 없는 금연구역에서 나 하나쯤은 피워도 괜찮겠지 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담배를 입에 무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살면서 하나둘씩 쌓이면서 느끼는 인간의 감정과 대인 관계 및 사회에 대한 나의 시선을 적어보려 한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마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닐까.


예전부터 인간의 심리에 대해 궁금했었다. 나는 분명 적절하고 올바르다고 했던 생각과 판단들이 다른 이들에게 부정당할 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잘못한 부분은 없는데도 말이다. 살면서 억울한 일, 올바른 일 등 정의를 찾아 나서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정의'라는 단어가 과연 좋은 면만 보여주는지 의문이 든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나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 고아, 미혼모 등은 매일 금전적인 어려움을 느낀다. 먹고살기 위해서 돈을 벌고 직장에서의 온갖 스트레스와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번다. 하지만 수입보다 지출은 점점 커져만 갈 때 그들의 마음은 과연 선한 것들로 가득 차 있을까? 먹고살기 위해 뭐든 할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불법적인 업소에서 일을 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사채를 끌어다 쓸 수 있다.

 

분명 옳지 못한 일인데도 우리는 순간적으로 감정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다. 맞닥뜨린 현실이 너무나도 가혹하면 우리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면서 꾸역꾸역 살아간다. 나도 그들 중 한 명이다. 하반신 마비가 되기 전에는 열심히 회사도 다니고 적은 월급이지만  차곡차곡 쌓아서 갖고 싶은 차도 사고 집도 사보고 싶은 큰 꿈이 있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 위에서 지배하고 군림하는 이들이 우릴 조종하고 있을지도.

그렇다고 나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는다. 처음부터 안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해볼 때까지 해보고 그래도 정 안되면 다른 것을 찾아 나선다. 힘들게 허드렛일을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버는 돈과 노래방 도우미들이 버는 돈 중 무엇이 선하고 악할까? 나는 선과 악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선택한 직업이고 어쩔 수 없는 환경과 선택으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돈과 명예 앞에 친구도 잃고 어쩌면 가족도 잃을 수 있다. 돈과 명예는 그런 것이다.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이나 바른말만 해대는 정치인들의 실상은 어떠한가. 그들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만약 선했다면 우린 그들을 인정하고 응원했고 동경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온갖 비리와 악한 마음을 품고 약한 자에게 강한 자들일 수 있다. 인간은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궁지에 몰릴 때 분명 돌아설 것이다. 혹은 세상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와 온갖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느끼는 행복감과 뿌듯함으로 선한 마음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선과 악, 그것들이 주는 감정을 잘 저울질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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