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병원 안에 있으면서 책 읽는 재미가 붙었다. 책 선물도 많이 받았고 이것저것 읽다 보니 그동안 살면서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의 한 면을 보게 되었고 나를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지금 나의 모습과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는 내용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그래서 책장을 마지막까지 넘길 때까지 매번 긴장과 공감의 연속됨을 반복하면서 읽게 되었다.

 

지난 7일동안 감기몸살과 더불어 고열로 인해 꼼짝을 못 하고 링거를 맞으면서 꾸역꾸역 시간을 보냈다. 오한이 왔다가 온몸에 흠뻑 땀으로 젖었다가를 반복하면서 내 정신도 피폐해지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함이 나를 지배했다. 그러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모든 과정들은 빛나는 청춘을 위한 일부라는 말에 의구심이 생겼다.

 

책 표지 앞에는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지만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고 여러 번 실패해보고 좌절해봐야 성공하는 법을 알게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살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아파본 적도 없으며 막상 나에게 고통이 다가오니 무서웠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우울함이 생겼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빛나는 청춘의 일부일까? 빛나는 청춘은 무엇을 의미할까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수없이 되뇌어보았다.

 

 


지금의 나는 촛불과도 같은 존재이다. 바람한번 후 불면 금방이라도 꺼질 거 같은 위태로움과 주변의 장애물들이 너무 많이 있다. 장애물이라고 하면 나를 절망에 빠뜨리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있을 것이고 희미한 불빛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강하고 굳센 나의 의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절망과 희망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최근들어 절망의 방향으로 넘어가는 듯싶었다. 책 속 내용에서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나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이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말이 내 머릿속을 강렬하게 파고들었다. 그래 맞다. 나는 다가올 기회를 반드시 잡기 위한 예행연습을 하고 있고 그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 아파서 견디기 힘들 땐 숨을 고르고 다시 찾아올 기회를 두번다시 놓치지 말도록 준비하자

지난 일주일은 나에게 지옥이였고 힘들다 내색 한번 하지 않았던 내게 끝없는 고통과 한숨의 반복이었다. 이렇게까지 내가 아플 이유도 없을뿐더러 재활을 더 해도 모자랄 판에 한참 동안을 침대에서 꼼짝할 수 없으니 몸이 완전히 묶여버린 식물인간 같았다. 이런 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남들에게 기대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은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정이니까. 이렇게라도 생각을 해야 내가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시 예전처럼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고 싶다. 친구들과 깔깔되면서 시답지 않은 얘기로 하루를 보내고 싶고 미래를 위한 걱정으로 술 한잔 하면서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다. 아파보니까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느꼈다.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진 모르겠지만 다시 일어날 수만 있다면 다시 멋진 인생을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견뎌보자. 언젠간 해가 밝게 떠오를 테니까.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