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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상처투성이다. 어제까지는 고열과 오한으로 인해 체온이 39도를 넘어섰고 염증 수치 증가로 인해 4일을 꼬박 침대에 누워있었다. 심지어 오늘은 어깨와 목에 담이 생겨 또 한 번 통증을 겪었다. 살면서 몇 번 아파본 적이 없는데 지금껏 겪었던 아픔 중에서 제일 크게 아픈듯하다.
하루빨리 몸을 추스리고 재활운동을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돼서 속상할 뿐이다. 지금 글을 쓰는 순간도 내 왼쪽 팔에는 주삿바늘이 꼽혀있고 2팩째 항생제를 투여받고 있는 중이다. 왜 악재는 한 번에 오는 것인지.. 나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도 나와 비슷하게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과 안타까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아파서 누워있다보니 다시금 불안함이 내 온몸을 뒤 감는다. 몸이 좋아져야 할 판에 점점 몸상태가 나빠져만 가니까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건 아닐까 겁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고맙다. 특히나 이곳 병원에서의 간호사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매일 걱정해주면서 아픈 곳은 없는지 물어봐주고 담당의사 선생님도 매일 체크해주신다.
아플 때 힘이 되어주는 건 환자에게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된다. 혼자서 끙끙 앓는 것이 얼마나 초라하고 서러운 일인지 나는 알고 있다. 어제는 화장실에 볼일을 보려고 아픈 몸을 이끌고 갔다가 다시 휠체어에 앉을 때 힘이 쫙 빠져 버려서 큰 사고가 날뻔했다. 그때의 나는 내가 봐도 정말 초라해 보였고 불쌍해 보였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고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회의감도 들었다.
안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 다리 때문에 답답해 미칠 거 같은데 설상가상으로 상체까지 몸살이 나버리니까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은데 마음처럼 그게 안돼서 한숨만 나올 뿐이다. 아픈와중에도 바깥바람 한번 쐬주려고 퇴근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온 아빠와 맛있는 음식으로 기분전환을 시켜주려는 엄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다고 하루종일 얼굴을 찡끄렸더니 몸이 더 쑤신다. '난 아프니까 웃을 수 없어. 일어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웃자, 힘들다고 하루 종일 아픈 표정만 짓고 있으면 내일도 똑같을 거니까 웃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기분 따라 표정은 변하지만 아플 때만큼은 찡그린 표정을 짓고 싶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인들에게도 안 좋은 기운을 주는 것 같아서 웃는 연습을 했었다.
내가 아파서 누워있음에도 나를 잡아 일으켜세워주려는 많은 이들에게 고맙다. 이틀 동안 통증이 가시질 않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찡 끄린 표정 하나 없이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부모님과 간호사에게 정말 감사한다. 하루빨리 몸을 다시 일으켜서 예전처럼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람들은 끝까지 내편이 되주어서 정말 든든하다. 내일은 반드시 오늘보다 좋아질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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