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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오전 치료를 잘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고 오후 운동을 위해 잠시 눈을 붙였다. 2시에 눈을 떠서 휠체어에 오르려는 순간 머리가 핑 돌면서 식은땀이 났다. 갑자기 열이 38.9도까지 오르면서 온갖 발열과 오한으로 꼼짝을 하지 못했다.
원인은 아직까지 상처가 아물지않은꼬리뼈 쪽의 욕창 때문에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서 몸이 고장이 났다. 이전에 서울에서도 한번 비슷한 증상을 겪었는데 그때는 정말 눕지도 않지도 못할 만큼 몸이 아팠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 이곳에서의 주사와 링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맞으면서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를 계속 반복하면서 결국 오늘은 재활을 하지 못한 채로 하루 종일 누워있는 신세를 지게 됐다.
게다가 오른쪽 아래 어금니에 사랑니가 올라와서 치통이 수십 번을 쿡쿡 찔렀다. 몸은 고열과 오한으로 반복되는 탓에 움직이지도 못한 상태에서 치통까지 겹쳐버려서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어제는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링거를 꼽은 채로 갔었다. 볼일을 보면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서 제대로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힘이 빠져버리니 휠체어에 올라타는 도중에 땅바닥에 쓰러질뻔하는 위험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순간 내 모습이 너무 비참하고 처량해 보여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려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지 억울했고 짜증 났고 화가 났다. 불과 1년도 채 안 된 사이에 나의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현실에 대한 원망과 허탈감이 내 머릿속을 공존했다.
눈을 뜨면 당연한 하루가 반복되고 지겨울 수도 있지만 그런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 나도 남들처럼 하루를 애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왠지 나만 뒤쳐지는 것 같다. 다시 찾아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생각처럼 눈에 띠지 않는 속도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앞으로 다시 나아가고 싶다. 하루하루가 중요한 시기에 며칠을 누워있는 건 정말이지 따분하고 불안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이 있다면 잠시 쉬어가라는 제스처라고 믿는다. 그동안 열심히 재활을 해왔고 많이 회복되었고 앞으로도 더 좋은 결과를 맞이하기 위한 성장통이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내 인생에 나락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미리 시련을 준 것이다. 나는 이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서 절대로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들을 해내면서 나의 의지를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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