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언제 가장 절망을 느낄까? 부와 명예를 모두 잃어버리는 것일까 아니면 수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을 때일까? 두 가지 다 인간이 슬픔과 아픔을 느끼기엔 충분한 요소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고통은 바로 무관심이다. 2020년도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올해를 되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울시장 박원순의 자살과 유명한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인한 충격과 수없는 논란거리들이 오갔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벗은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쩌면 복잡하고 매일이 전쟁같은 하루에 한 줌의 단비일 수 있다. 어떤 이는 가장으로써 직장에서의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묵묵히 일할 수밖에 없는 서러움을 유일하게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일 수 있다. 그것이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닌 내 마음을 털어..
어른이 되는 건 뭘까. 스스로를 책임지고 세상을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것이 어른인 걸까. 해가바뀌고 나이를 먹으면서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20대의 청춘을 병원에서 보내는 것이 얼마나 안타깝고 처량한 일인가. 나는 1년째 이곳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땀을 흘려가며 재활을 한다. 처음엔 아무생각도 하지말고 그냥 다시 걷기위해서만을 목적으로 운동을 했다. 그때의 나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만약 걷지못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목표를 위해서 나아가야할지 앞이 보이질 않았다. 마음이 성숙해지기까지 참 오랜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남들처럼 초중고를 졸업하고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뒤 비교적 빠른 취업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사회생활의 첫시작이 비교..
본격적으로 일어서기 시도를 시작했다. 여전히 팔엔 주삿바늘이 꼽혀있지만 컨디션은 많이 회복됬다. 얼마 전 혈액검사 결과가 다행히 좋게 나왔다. 염증 수치가 5배 이상 내려갔기 때문에 머지않아 곧 링거를 뺄 것 같다. 한 번씩 일어서는 동작을 취할 때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해 식은땀과 메스꺼움이 올라왔었다. 어제는 눈을 뜨고 첫 타임(오전 9시)에 일어서는 도중 약간의 어지러움이 있었다. 그럴 땐 숨을 깊게 마시고 다시 앉은 다음 맥박이 안정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베스트라고 했다. 멀쩡 할땐 걸어 다니는 것이 전혀 어렵다거나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근데 다리가 마비된 이후에는 보행 자체가 힘이 들었고 그동안 수많은 시도와 거듭되는 실패를 겪었다. 한두번 해봐서는 안됐고 매일같이 일어서는 연습..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뭘 써야 할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하던 분들을 위해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사실 한 달 전 욕창 수술을 하고 난 뒤 약 4주간을 엎드린 채로 보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운동도 하지 못하고 점점 다리는 굳어가는 느낌이었다. 다시 걷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마치 다 타버리기 일보직전인 성냥개비 같았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이 지나고 우리 동네에 있는 나름 큰 재활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긴 시간을 묵묵히 버틴만큼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재활을 하리라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기존에 남아있던 엉덩이 부위의 염증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게 되어 약 39도의 고열에 시달렸다. 그렇게 하루에 4번의 향생제 투여와 2리터가 넘는 수액을 맞으면서 컨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