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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나도 인생을 27년간 살면서 단순하고도 어려운 고민과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했다. 병실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때 수술을 받지 않고 지금까지 쭉 평범하게 살았더라면 어땟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수술장에 들어가기전 배드에 누워 이동할 때는 몰랐다. 눈만 감았다 뜨면 모든 것이 잘 해결될 줄 알았다. 나와 엄마는 큰 병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땐 이미 내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심지어 복부도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때 만약 수술을 받지 않고 쭉 이대로 살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갔을까? 대학교를 갓 졸업한 내가 좋은 기회에 회사에 취직이 되서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뀐 그 순간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그대로 놔뒀더라면 의사가 나에게 전신마비가 왔을꺼라 했다. 의사들은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전달해주지만 모든 질환들이 그들의 말처럼 딱 맞게 떨어지진 않는다. 인간의 몸은 그만큼 어렵고 과학적으로 풀지 못한 문제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9개월 동안 휠체어에 의존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 수많은 생각들을 했다. 현재의 내 모습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되버린건 아닐까 하는 자책과 스스로를 원망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수술을 하지 않고 놔두었어도 더 큰 위험이 없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옳은 선택만 할 수 없지 않은가. 신이 나에게 한가지 능력을 준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내가 하는 선택들이 다 옳은 결과의 능력을 받고 싶다.
언젠가 재활운동에도 한계가 올텐데 그때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겉으론 티를 내지 않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한 번씩 처량하게 느껴진다. 다시 걷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는 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처음보다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미치지 못해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데 여전히 잠들어 있는 내 몸이 원망스럽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천천히 조바심 내지 말아야지 하고 속으로 되뇌인다. 아직 1년도 채 안됬는데 벌써부터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욕심일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 성격이 한번 꽂히면 끝을 볼 때까지 하는 집요함이 있어서일까.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단계씩 천천히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회복이 더딘 나를 보며 괜스레 불안해진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 그랬던가. 힘들 때 한 번씩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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