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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이겨내야 하는 재활치료. 아무리 남들이 도와주고 노력 한다한들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절대 이루어낼 수 없다. 지난가을부터 지금까지 온갖 고된 치료를 받으면서도 항상 평정심과 초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시작되는 요실금 문제, 장마로 인한 컨디션 난조 등으로 애를 먹고 있다. 한 번씩 친구들이 면회를 와서 날 보며 하는 말은 '야, 너는 휠체어만 없으면 하나도 안 아픈 사람처럼 보여'라고 한다.
그만큼 내가 열심히 몸 관리를 한 덕분일 수도 있다. 매일을 악바리로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이런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어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한숨이 푹 나온다. 거울에 비친 나를보면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내가 보이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딱 일주일만이라도 시원하고 사람 하나 없는 외딴섬에 들어가 풍족한 음식과 실컷 잘 수 있는 침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자고 눈을 뜨면 그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몸으로 수영을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에게 지금껏 열심히 따라와 준 감사의 선물을 하고 싶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만난 인연이 된 형에게 전화가 왔다. 그 형은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사람이었다. 사고로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되어 평생 누워있을 거라던 의사의 진단과 달리 2년 동안 죽기 살기로 치료에 집중을 해서 상반신이 움직이고 혼자서 휠체어를 밀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이야기를 보란 듯이 깨버린 형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혼자 병원생활을 하고 있지만 꼭 다시 만나고 싶은 형이다.
끝없는 싸움을 하는 동안 나는 얼마나 달라질까 생각한다. 남들처럼 멀쩡하게 걸어서 드라이브도 하고 여행도 가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는 상상을 하곤 한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 당연했던 일상들이 너무나 그립고 눈앞에 아른거린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집이 있지만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애틋하다.
나를 격려해주는 모든 이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버텨오지 않았나 싶다. 가뜩이나 참을성 없고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닌 내가 어떻게 버텨왔는지는 나 스스로가 잘 안다. 지금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기억했다가 이후에 삶을 살아갈 때 정말 절망적이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들면 현재의 감정을 떠올려볼 것이다. 잘해왔고 앞으로도 혼자만의 싸움을 이겨내야 하고 목표를 달성시키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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