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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저녁이 되니 부산에는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창문 너머로 들리는 빗소리를 들으니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요.

비가 오는 것도 왠지 잠시 쉬었다 가라는 하늘의 뜻 같기도 하네요.


 

 

 

요즘 재활치료에 집중하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겠어요. 항상 같은 시간인 오전 8시 반에 눈을 뜨고 정신없이 운동 스케줄을 소화하면 저녁이 되어버려요. 사회에서 있었던 시간보다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서울에서의 긴 재활 기간을 마치고 제 고향인 부산에 온지도 벌써 3주를 향해 가고 있어요. 그만큼 내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받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지나가버리는 시간이 아깝기도 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대를 보내고 있지만 병원 안에서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이토록 간절하게 무엇인가를 이뤄내고자 했던 적이 없었어요. 어쩌면 지금이 그 순간일지도 모르겠네요.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어요. 돈이 아무리 많고 명예가 높아도 아프면 무용지물이 듯이 저는 그저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고 싶네요. 물질적인 것들이 아닌 순수한 나의 예전 몸을 위해서.

 


 

내리는 비가 모든 걱정, 근심을 씻어주었으면.

 

빠르게 흘러가는 듯한 시간 속에서 저도 혹여나 너무 급하게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네요. 뭔가 빗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쓰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저의 하루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이 글을 쓰는 시간이에요. 지금만큼은 왠지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라 좋아요.

 

 

정말 고마웠던 건 부산에 오자마자 제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그 사람들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습니다. 제 목표는 부산으로 가더라도 걸어서 내려가자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뜻대로 이뤄지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불가능할 것 같던 보행연습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걷는 것이 별게 없어 보이지만 걷지 못하는 나는 그런 움직임을 바라보며 마음이 요동치듯 오르락내리락했어요. 정말 한순간에 휠체어에 앉게 되어서 그런 거 같아요. 나도 남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녔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아닌줄 알았거든요. 그렇지만 지금껏 스스로 잘 달려왔다고  생각해요. 가족들의 응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좋은 말 덕분인 거 같습니다. 요즘도 꿈을 가끔씩 꿔요. 꿈속에서 나는 비틀거렸지만 보조기 없이 혼자서 지팡이를 잡고 걷고 있더군요. 분명 좋은 싸인이라고 믿고 앞으로도 후회할 일 없게 힘닿는 데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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