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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다. 그것도 아주 디테일하게. 서울에서 재활병원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형이 나왔다. 지금은 본가인 제주도에 내려가 재활병원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끔 한두번씩 통화를 하는 정도이다.
사고로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에서 2년간의 재활치료를 받은 후 지금은 혼자서 휠체어를 밀정도로 기능이 많이 회복되었지만 아직까지 일어서진 못한다. 그런 형이 꿈에서 버젓이 내옆에 걸어와서 앉은 것이였다.
다른 누군가가 꿈에서 내가 나왔다는 말은 종종 들었지만 여태컷 내가 다른 사람이 내꿈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마치 내일당장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터라 일어나자마자 바로 형에게 카톡을 보냈다. 너무도 생생했고 이소식을 전해주면 힘이될 것 같아서 말해주었다. 척수손상환자들은 날씨에 따라 몸컨디션이 매번 달라진다. 요즘들어서 잦은 비와 습도가 높아져서 나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평소보다 2배정도 힘이 드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 느낌을 형은 더 잘알고 있기 때문에 기분전환겸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싶었다.
느껴보고 싶었다. 여태껏 10개월동안 꿈이라는 걸 꿔본적이 몇번없었으니까. 항상 내꿈을 다른사람들이 말해주는걸 들은것밖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설레임과 희망이 보였다. 실제로 정말 그렇게 될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아픈사람들끼리 서로 기대어 힘이 되주는 것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안정이 되는지 나는 잘알고 있다. 마음이 절망과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하다면 재활을 시작도하기전에 이미 실패한 것이다. 최근들어서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형이였기에 이번 소식이 희소식으로 전달되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도와주고 싶었다.
가끔씩 같은 병원에서 지냈던 또래 환자들과 통화도 하고 연락도 주고받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 그들은 나처럼 똑같이 아프고 홀로 외롭게 재활치료를 받지만 겉으론 내색하지 않는다는 것. 외유내강이 아닌 외강내유이면서도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내가 휠체어에 앉아 한달을 눈먼 장님처럼 지냈듯이 나보다 더 긴시간을 혼자 외롭게 버틴 사람을 보면서 진정한 공감과 이해를 느끼게 됬다.
훗날 내가 다시 일어서서 걷게 되는날이 오면 하고 싶은 일이있다. 나와같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나에게 힘이 되주었던 주변사람들덕에 혼자여도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피가나지만 시간이 흐르면 딱지가 되어 뜯어지고 새살이 돋는다. 하지만 마음을 다치면 괴로운 기억들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나도 같이 바른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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