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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머리를 내리쬐는 햇빛과 장마 후 시작된 습도가 생기면서 재활운동이 2배로 힘들어졌다. 정해진 루틴대로 운동을 했던 지난날 동안 힘들어도 몸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다시 걸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남들보다 하나라도 움직여볼려고 더 적극적으로 재활에 임한 탓에 주변에선 금방 낫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럴수록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내일은 더 좋아질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홀로 긴 시간 동안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지만 요즘 들어서 힘이 부칠 때가 있다.
남들은 걷는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반신이 마비된 채 지냈던 9개월 동안 정말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돌이켜보면 서울에서의 재활 기간은 정말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인생에 바닥까지 보았던 시간이였다.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재활은 아마 겨울쯤이었을 것이다. 수술한 지 얼마 안 됬었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기간이었다. 2개월 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재미가 없었고 사람들도 만나기 싫었다. 그저 멍하게 밤을 비추는 보름달만 쳐다본 채 그렇게 지냈다.
내가 결정적으로 재활운동을 열심히 한 이유는 '살고 싶어서'였다. 남은 인생을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지낸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고 나를 더 깊은 구덩이로 빠트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고작 26살이었던 내가 모든 것을 내려놓기엔 남은 인생이 너무 많이 남았었고 해보고 싶었던 것도 많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재활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이루기 위해서 달려왔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것이고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매일 한숨만 쉬고 스스로를 더 가둔 채로 지금까지 지냈다면 아마 나는 정말 잘못된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지인들의 응원과 가족들이 항상 웃으면서 나에게 용기를 주고 좋은 말을 해준덕도 있다. 혼자 있을 때 나는 잡생각이 정말 많은 편이고 한번 그릇된 생각을 끝도 없이 되풀이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더 힘들게 했다. 지금까지 나를 방치하지 않은 엄마에게 고맙고 이끌어주던 많은 치료사들에게 감사하다.
지금껏 잘해왔기 때문에 남은 기간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지 않았음 한다. 매일 거울을 보며 운동을 할 때의 나를 보면 조급해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때로는 휴식도 필요하고 내 몸에도 컨디션 유지를 위해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더워진 날씨 탓에 땀도 많이 나고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더 발전될 나를 생각하며 나는 내일도 묵묵히 재활을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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