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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물일곱 청년입니다 !

서울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네요.

비를 보니 어지러운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저희 병원에 있는 친한 동생이 감각이 조금 돌아왔다고 해요!

좋은 소식이 나타나니 저도 조만간 좋은 일들이 일어나겠죠?


경추는 목을 지탱해주는 뼈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킬러가 사람들을 죽일 때 목을 꺾어서 쓰러트리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바로 경추를 부러뜨려서 목숨을 잃게 하는데요. 크게 C1~C7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일단 경추를 손상받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는 사지마비가 됩니다. 저희 병원에서도 20~30대 환자들 중에서 경추 환자들이 많이 있는데요. 옆에서 보면 보호자 없인 단독행동이 불가해서 정말 안타까워요.

 

저도 척수 손상환자 이지만 흉추를 다쳐서 상체는 팔을 움직일 수 있어요. 그들은 오히려 상체라도 쓸 수 있는 저만큼만 됐으면 하는 말을 자주 해요. 다들 각자의 사정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걷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겁니다 ㅠㅠ

 

저도 척수손상이 된 후 인터넷이나 논문자료를 나름 찾아서 봤어요. 본인의 질병을 알아야 대처를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보통 의료진들은 예후에 대해서 팩트로 전달해주기 때문에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수술 후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경추 손상이 특히 회복하기가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지마비라서가 아니라 다리를 움직이는 것보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이 더 힘들고 몸의 중심을 잡는 코어의 힘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늘 경추를 다친 친구가 항문 쪽에 감각이 생겨서 아시아 B로 레벨이 올라갔더라고요. 보통 항문의 감각은 맨 나중에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던데 신기하더라고요. 이런 경우는 의학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자연 치유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치유능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척수손상 환자들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정말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 시점에 입원을 해서인지 국립재활원에는 20대 젊은 환자들이 많이 있어요.

 

환자들과 질병에 대해서 같이 알아보고 정보도 공유하면서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회복이 될 경우에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진 알 수 없습니다. 신경의 회복은 신의 영역이라고 불리니까요.

 

혼자서 끙끙 앓는 것보다 다친 환자들끼리 모여서 서로의 속마음을 얘기해보면 우울감도 줄어들고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마음먹게 되더라고요. 아직도 신체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천재는 1% 영감과 99%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미국의 위대한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명언입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음을 믿기 때문에 우린 반드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척수손상 환자들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이상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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