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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종양 재활일지

[재활일지] 나의 소확행

스물일곱청년 2020. 8. 18. 19:45

요즘은 새로운 소확행을 찾으려 이것저것 알아본다. 최근 들어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하루에 긴급재난문자만 여러 개가 날아오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람들이 찾으려 하고 있다. 나는 병원 안에 있다 보니 다소 제한적인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잘 뒤져보다 보면 분명 재밌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았다.

 

그중에서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내기'였다. 이곳에 두 달 정도 가까이 있다 보니 매일 보는 치료사들과는 금방 친해졌고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들에게 재활운동법을 배우고 여러 가지 조언을 많이 받았다. 한 번은 턱걸이 연습을 하다가 어떤 한 치료사와 30초 안에 턱걸이 많이 하기 내기를 했었는데 승부욕이 있다 보니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나 18개, 선생님 16개로 내가 승리하여 맛있는 아이스초코 한잔을 마시기도 했다.

 


소확행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뜻풀이를 하자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정말 별것도 아니지만 그 속에서 발견하는 만족감과 성취감, 그리고 행복이 하루의 기분을 상승시켜 준다. 좋든 싫든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하루의 컨디션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다면 나의 이전 일상에서는 어떤 소확행이 있었을까? 금요일 저녁을 애타게 기다리며 퇴근과 동시에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샤워 후 맥주 한 캔을 먹는 것이 해당될 수 있다. 이런 작은 행복들이 모여서 나의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해준다.

 

지위가 높고 부와 명예를 가진 이들도 그들만의 고충이 있을 것이다. 옛말에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버텨라'라는 말이 있다. 높은 자리일수록 더 겸손하고 부하직원들을 지혜롭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책임감이 강해야 하고 혼자서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외로움이 있을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상상해보고 실행해보자. 그것이 소확행일 수 있다.

소확행이라는 것도 결국은 시도해봐야 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행복하기만을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다. 머릿속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번 상상해보자. 가령 나는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운동을 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많은 구독자들을 얻어 나를 응원해주는 댓글이 많이 달리도록 글을 재미있게 쓰는 것이 있다. 돈이 많다고 전부 행복할 수 없지 않은가. 인생은 한치 앞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10년 뒤, 20년 뒤에도 여전히 돈이 많이 있어서 행복할지 알 수 없다.

 

재활치료를 10개월 가까이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오늘은 어떤 재활운동을 해볼까, 어떤 일을 해볼까?'라는 생각과 '아 오늘도 시작이구나, 지겨운 하루 언제쯤 끝나려나' 하고 생각하는 것은 그날 하루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최대한 좋은 생각과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회복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룰 때 '나는 행복하다. 소확행이지만 기분이 좋다'라고 느끼면서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나선다. 내일은 어떤 소확행이 있을까?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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