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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하루는 정말 빠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오후 늦게까지 운동을 마치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간들이 이후에 나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 생각해봤다. 

 

인생에서의 전환점일수도 있고, 절망의 끝에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내가 될 수도 있다. 그저 하루를 억지로 몸을 이끌며 재활을 하는 것은 나에게도 그렇고 더 깊은 우울감에 빠져 들게 된다.

 

오늘 오후에 운동을 하다가 잠깐 창문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조금 그치긴 했지만 우중충한 날씨와 먹구름이 끼여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속으로 '언제까지 긴 병원생활을 할까?, 다른 친구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데로, 놀고 싶은데로 돌아다니는데..' 생각했다. 

 


분명 처음보단 지금이 좋아졌지만 내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인지 괜히 손톱을 물어뜯었다. '급할수록 천천히' 라는 말을 속으로 수없이 되뇌면서도 하늘에 낀 먹구름이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은 때가 오지 않은것일까? 최근 들어 강직(다리가 갑자기 뻗치거나 당겨지는 현상)이 더 심해졌고 다리가 뻣뻣해지는 듯했다. 장마라 기압이 낮아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오늘만큼 힘이 빠졌던 적이 없었다. 

 

이곳에서의 병원생활이 벌써 한달이 지났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지난 8개월간 나는 스스로를 한계점까지 몰아붙였다. 의지가 꺾이는 순간 재활은 실패라고 했던 주변의 말들 때문에 더 악바리로 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잠들어있는 내 몸을 보면서 정말 야속하고 쌍욕을 퍼붓고 싶었다. 혼자서 이렇게 오랫동안 있어본적이 없어서인지 오늘은 내가 정말 초라하고 외로웠다.

 


암만 돈이 있어봐야 뭐하나, 아프면 그만인데.

건강의 소중함을 정말 절실하게 느꼈다. 태어나서 아픈걸로 병원에 가본 적이 몇 번 없던 나였는데 이렇게 큰 병이 생겨 오랫동안 입원을 하니까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주변에 친구들이 한 번씩 면회를 오면 항상 내가 하는 말이 '건강검진은 무조건 받아라,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 무조건 가라'라고 한다. 아파보고 우울해봤던 나였기에 그 말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전할 수 있었다.

 

그래도 좋은 생각, 좋은 미래를 애써 그려본다. 이다음에 걷게 되면 무엇을 할 것이며, 나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한번뿐인 인생 너무 아등바등 살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거 하기도 짧은 인생이지 않은가. 더 좋아질 날만을 기대하며 오늘도 포스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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