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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평균 1시간 30분 정도 평행봉을 잡고 걷는 연습을 한다. 이전에 몇 번 걷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그 모습들은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모습들이고 처음과 현재의 걸음걸이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머릿속으로 실제로 걷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걸었던 것 같다. 내 다리는 마비되어 쉽게 움직이기 힘들지만 상상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한 발짝씩 내딛을 때마다 다리에 집중을 하면서 걸었다.
치료사에게 물어보았다. 이런 방법이 도움이 되는지. 답은 '그렇다' 였다.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빨리 가려고 하는 것과 천천히 내가 마치 걸어가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뇌에서 끊임없이 신호를 주면서 마비된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트레이닝' 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운동선수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머릿속으로 연습하는 상상을 한다. 실제로 이미지 트레이닝은 근력의 사용량을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근육이 커지진 않지만 사용량을 늘려 평소의 동작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런 결과들이 실제로 신체에 반응한다고 하는것이 얼마나 기이하고 신기한 일인가. 아무 동작도 안 하고 그저 상상으로 근력의 활성화를 높일 수 있다니. 걸음걸이가 최근 들어 좋아진 것도 아마 내가 상상하면서 걷는 동작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매일 연습하면서 최대한 상체힘은 배제하고 온전히 하체에만 집중해서 해보니 서서 버티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다리에 자극이 많이 갔다. 빠졌던 허벅지도 근육이 천천히 붙기 시작하면서 좋아졌다.
요즘 들어 하늘도 우중충하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많은 환자들이 무기력해지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영향을 받는다. 비 오는 날이면 다리가 더 뻣뻣해지면서 강직(다리 떨림)도 많아지면서 몸이 무거워진다. 하루는 쉬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지만 오늘 쉬면 내일도 쉬고 싶을 것 같아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이럴 때일수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신체를 더 활성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상상 요법이 혹시나 잠들어 있는 나의 몸 어딘가에 있는 신경에 자극이되서 다리가 번뜩 움직일 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8개월 차 재활운동을 진행 중이고 눈에 보일듯한 큰 변화는 없지만 지금까지 했던 모든 운동들이 후에 반드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 거라 확신한다. 걸을 수 있다. 나를 의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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